[매일경제 2005-09-14 08:08]  

올해 17세인 박 모양(서울시 동대문구)은 최근 학교를 포기했다. 그 동안 다녔 던 이유는 부모가 강권했기 때문.'사람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졸업장이라도 받 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에 흥미를 잃었죠.'큰 사고만 치지 마라'는 식으로 무관심한 선생님들에게도 질려버렸습 니다."
박양은 이제 학교를 그만두고 두 시간짜리 요리학원에 다니고 있다. 박양처럼 공부를 포기하고 교실을 떠나는 학생들이 해마다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중도포기 학생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비행이나 학교 부적응, 가정불화로 학 교를 떠나고 있어 국가 차원에서 '뒤처진' '그늘진' 아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교육부에 따르면, 2004년 중학생 중 0.7%와 고등학생 중 1.4%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질병 가사 등을 이유로 학교를 떠났 다. 초ㆍ중ㆍ고등학생을 합쳐 하루 151명 꼴이다. 2003년에도 비슷한 수의 학 생이 역시 학교를 등졌다.

서울만 보더라도 지난해 중학생 4273명과 고등학생 5811명 등 총 1만84명이 학 교를 그만두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중 가출과 비행, 학교생활 부적응, 인터넷중독 등을 이유로 학업을 포기한 학생이 5276명으로 52%에 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비행과 부적응으로 학업을 포기한 학생 5000여 명 가운데 255명만이 대 안학교에 재입학한 것으로 드러나 중도 탈락 학생들이 다시 학교생활을 하는 사례는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에서도 지난 한 해 동안 8201명(중학생 4722명, 고등학생 5700명)이 학 업을 포기하고 중도에 학교를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강원도는 상황이 더욱 심 각하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학업을 중단한 중ㆍ고교생은 2002년 1049명, 2 003년 968명, 2004년 1109명 등 최근 3년 동안 모두 3126명(중 667명, 고 2459 명)이나 된다.

대전시도 늘고 있는 추세다. 2003년 1519명, 2004년 1585명이 학업을 중도 포 기했으나 올 들어 7월 현재 939명으로 나타나 지난해 60%를 넘어서고 있다.

부산시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해 총 3333명(중 906명, 고 2427명)이 학교를 자퇴했다. 이들 중 1677명(50.3%)이 생활 부적응 학생이다.

구자익 부산시교육청 생활지도장학관은 "대학진학 공부에 흥미를 잃은 데다 운 동 미술 등 열의를 쏟을 대상을 찾지 못한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고 말 했다.

그는 이어 "바른 품성을 심어주는 인성교육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관심 밖 대상인 생활 부적응자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한필 기자 / 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