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에 실망한 대전지역 젊은 학부모들이 대안학교를 설립한다.

대전 대안학교 준비모임은 3월 가칭 ‘얼몬새학교’의 개교를 앞두고 학생모집을 위해 18일 오후2시 충남대 문과대 문원강당에서 제1차 학교 설명회를 열었다.

얼몬새학교는 초등학교부터 중ㆍ고교 과정까지를 통합한 12년제 대안학교. 우선 올해 첫 신입생은 초등학교 1~4학년 과정 30명을 뽑은 뒤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유치부의 신설도 검토 중이다. 정원의 10%는 장애학생으로 모집, 통합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교사진은 4명의 정교사와 보조교사, 자원봉사교사 등으로 구성된다. 이미 초등학교 교사 출신 3명이학부모들과 공동으로 이 학교 설립에 앞장 서고 있다.

학교는 대전에서 30분 거리인 충남 공주시 반포면 마암리의 임대 건물(120평)에서 개교한 뒤 1~2년 내에 대전에 학교부지를 확보, 이전할 계획이다. 교실 3개와 강당 1개, 텃밭 등이 마련되어 있다. 대전 유성구 노은농수산물시장 앞에서 학교까지 통학버스를 운영한다.

대안학교 준비모임은 지난해 5월 초등학생과 유아를 둔 부모 20여명의 제안으로 자연스럽게 결성됐다. 지역통화운동인 ‘한밭레츠’와 ‘민들레 의료 생활협동조합’, ‘친구랑 공동육아 어린이집’ 등에 참여하고 있는 30대 부부들이 주축이 됐다. 직업은 의사, 약사와 같은 전문직에서부터 회사원, 자영업자 등으로 다양하다. 이들은 그 동안 여러 차례 워크숍을 열고 아이들을 위한 여름학교, 주말학교 등을 시범운영하면서 대안교육의 구체화된 모습을 구상했다. 또 학교 건물 임대 등을 위해 100만원씩 기탁금을 냈다.

이중 초등학교 1~4학년 과정의 자녀를 둔 10가구에서 대안학교에 자녀를입학시키거나 전학시키기로 결정했다. 또 취학 전 아동의 부모들은 이 대안학교의 예비 학부모로서 설립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얼ㆍ몬(몸)ㆍ새(사이)’는 정신과 물질과 관계를 뜻한다. 또 ‘얼’은교사의 몫으로 철학을 가지고 방향을 제시하며, ‘몬’은 학부모로 든든한토대로 울타리를 쳐주고, ‘새’는 아이들이 주체가 돼 이 모든 것이 하나로 어우러진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얼몬새학교가 지향하는 교육은 이처럼 정신과 물질, 사람의 통합을 바탕으로 평화, 정의, 인권, 생태 등과 같은 공의(公義)를 실현하는 시민이 주체가 된 민(民)교육이다.

준비모임의 학부모 대표인 설근석(36ㆍ㈜이노플러스 연구원)씨는 “아이들을 억압하는 공교육과 무분별한 사교육의 수렁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녀교육의 꿈을 펴길 희망하는 학부모들이 모였다”며 “아이들이 건강한 공동체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일차적인 소망”이라고 말했다.

얼몬새학교는 지난해 개교한 경기 하남의 푸른숲학교(교장 김희동)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교사와 학부모들이 연수와 견학을 통해 커리큘럼과 각종교육프로그램을 익혔다.

학교의 운영은 학부모와 교사들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맡고, 재정은 수업료와 기탁금 등으로 충당한다.

수업료는 학생 1인당 월 30만원. 둘째와 셋째아이의 경우 20%가 감액된다.

현행법상 초등학교 과정 대안학교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인가를 받지 못한다. 때문에 준비모임은 아이들의 진학 문제를 고려해 중ㆍ고교 과정까지 포함한 12년제 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법 개정 논의가 활발해 초등 대안학교가 인정 받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얼몬새학교 준비모임은 18일 학교설명회에 이어 26일까지 1차 원서접수를받은 뒤 다음달 예비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준비모임측은 “부모의 대안교육 참여 및 실천의지가 가장 중요한 선발기준이 될 것”이라며 “뜻을 같이 하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대안학교 준비모임 홈페이지 cafe.daum.net/durusch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