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이었던가 16살때인가 음력으로 오늘
올해가 윤달이니까 지금은 날씨가 꽤 따뜻하지만
그때는 4월초쯤 됐을거예요.
아시는 분은 아실거에요
그쯤의 봄비가 얼마나 청승맞게 오는지.
그 날은 저의 생일이었죠
비도 추적추적오고,
누구하나 나 같은 것 생일은 기억해줄 가치하나 없는...
그런 세상에서
식당에서 하루 종일 노곤하게 일하고,
지친 다리만큼이나 저린 가슴으로
11시 다 되어서야 터벅터벅 퇴근하려는데
뒤에서 유미야~ 부르는 거에요.
득수형,도열,현이 또 누가 있었던가... 어쨌든
친구들이 우산도 없이 왔었더랬어요.
울컥하데요.
도열이 생일축가 동네가 떠나가라 크게 불러주고
집까지 10분여 거리밖에 안돼지만
내 생애 가장 멋진 생일이었지요.
친구들 비 쫄딱 맞고, 나만 우산 쓰기 미안했지만요.
그 이후로 나를 위해 비를 맞아준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답니다.
가끔은 친구들이 맘에 안들때도 있고,
실수도 많이 해서 서운할때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 그 자체로 소중합니다.
항상 생일이 되면
내 생일보다는 친구들 생각이 항상 먼저 납니다.
그때 그 친구들 중 장가간 친구도 있고
연락이 안되는 친구도 있지만
내겐 정말 소중한 보물입니다.
전화나 한통해봐야 되겠습니다.
지금은 한참 신혼들이라 마누라밖에 눈에 안들어 오겠지만 말입니다.

오늘은 우리 동생들이랑 대구찜 먹기로 했습니다.

아참 양계생 선생님 휴대폰 전화번호를 알아냈습니다.
수업중이시라고 해서 메시지 날려놨는데 언제 전화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내겐 소중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